안녕하세요.
이번 편에서는 앵무새를 키우기 위해 고려할 사항에 대하여 알려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수명입니다. 앵무새를 포함한 대부분의 새들은 체급에 비해 오래 삽니다. 마카우, 회색앵무 등 대형 앵무들은 50년은 기본으로 살며, 잘 키운다면 소형 앵무의 수명도 15~20년 정도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동물인 개나 고양이의 평균 수명이 15년 정도이니 그와 맞먹거나 그보다 훨씬 오래 산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학술 자료를 보면 한 마리의 앵무새가 평균 4번 정도 주인을 바꾼다고 합니다.
앵무새의 수명은 개체차가 심한 편인데, 펫샵에서 파는 대부분의 개체들은 비위생적인 앵무새 공장에서의 근친교배의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앵무새 개체의 성격도 수명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앵무새가 씨앗만 먹고 채소를 안 먹는 편식하는 성격이라면 영양실조가 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발작이나 뇌졸중의 이유로 앵무새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새들이 멀쩡해 보이다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죽는 일이 빈번합니다. 예측이나, 예방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앵무새를 입양할 때는 긴 세월 동안 책임질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소음입니다. 대부분의 앵무새는 찢어지는 듯한 금속성의 고음을 내며, 아침과 저녁에는 그러한 행동이 더욱 심화됩니다. 생각 없이 앵무새를 데려왔다가 소리에 놀라 되돌려 보내는 일이 많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이런 행동은 야생에서 떼를 지어 사는 앵무새의 특성상 자연스럽고 본능적인 행동이기 때문에 이 행동을 교정하려는 것은 학대이며 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앵무새의 소음의 크기를 단적으로 알려주는 예시가 바로 미국의 유명한 코카투 구조 단체인 마이투(Mytoo)의 실험입니다. 마이투(Mytoo) 홈페이지에는 대형 코카투의 울음소리와 비행기 이륙 시의 소음을 비교한 결과를 볼 수 있는데, 비행기가 이륙할 때 발생하는 금속성 소음 너머로 들리는 코카투의 울음소리가 결코 비행기 이륙 소음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소음이 적은 앵무새는 사랑앵무(잉꼬), 목도리 앵무새 계열, 암컷 코카티엘, 그린칙 코뉴어, 리네오와 터과즈 페러킷 등입니다. 또 목소리가 아름다운 앵무새들도 있는데 레드럼프드 페러킷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그린칙/시나몬 코뉴어가 조용한 중형 앵무새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다른 앵무새들에 비해 비교적 조용하다는 의미이며 당연하게도 아파트에서 키우긴 어렵습니다. 또한 비교적 조용하다고 알려진 종을 데려오더라도 앵무새마다 성격이 존재하기에 이유 없이 소리 지르는 성격의 개체를 데려올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학대를 받았던 앵무새를 데려올 경우 이유 없이 소리 지를 확률이 높습니다. 앵무새가 소리를 지른다는 것은 무언가에 불만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기에 환경을 개선해 준다면 나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무새가 소리를 지른다고 절대로 맞춰서 소리를 지르면 안 됩니다. 오히려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높은 지능입니다. 앵무새의 장점이자 관리의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입니다. 보통 새들은 몇몇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사람을 잘 따르지 않고 주인을 잘 알아보지도 못하지만 앵무새들은 주인을 알아보는 데다 머리도 좋아 찾기 능력, 인지 능력을 보여줍니다. 중대형 앵무새는 2~3살 아이보다 지능이 높다고 하며, 인간의 말을 가장 잘 묘사하는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는 6살 아이 정도의 지능을 지녔다고 합니다. 인간과 의사소통도 원활합니다.
앵무새는 영리한 만큼 정서 역시 발달된 동물입니다. 게다가 사회적인 동물이기도 해서 야생 상태의 앵무새는 무리를 짓는 녀석들이 많고 무리를 짓지 않더라도 꼭 짝과 함께 지냅니다. 하루에 적어도 몇 시간은 가족들과 함께 지내야 하거나, 함께 지낼 '짝'이 필요합니다. 이는 앵무새를 사육할 시 '함께 있어줄 존재'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만약 이와 같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예를 들어 하루 온종일 혼자 지내야 한다거나, 소통할 대상이 전무한 경우가 조금만 지속된다면 매우 높은 확률로 폭풍 비명 혹은 자해로 직결됩니다. 자해란 앵무새가 스스로 자기 깃털을 뽑는 것 등을 말하는데 고치기도 어렵고 정말 심하면 죽기도 합니다. 이런 스크리밍이나 자해 증상 때문에 주인이 사육을 포기하고 조류원으로 보내는 경우가 정 많습니다. 앵무새는 긴 수명과 높은 지능, 예민한 감성을 지닌 동물이니만큼 엄청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동물입니다. 그러니 앵무새를 분양받으려는 사람들은 앵무새에게 맞춰줄 수 있는 조건들과 앵무새의 단점 등을 모두 고려한 다음에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되면 데려오도록 해야 합니다.

네 번째는 유의점입니다. 앵무새를 키우기 위해서는 여섯 가지의 유의점이 있습니다.
1. 절대로 앵무새와 같이 자서는 안 된다.: 앵무새는 워낙 작아서 같이 잘 경우에는 뒤척이는 주인에 의해서 압사당할 확률이 높습니다. 특히 소형앵무는 잘 때 케이지를 단단히 잠가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는 모든 소형 동물에 해당하는 사항입니다. 물론 소형 앵무뿐만 아니라 중대형 앵무도 마찬가지입니다. 조류원에서 앵무새를 분양받으면 십중팔구 같이 자지 말라고 할 것입니다.
2. 앵무새가 새장 밖에 있을 때 함부로 집에서 창문을 열면 안 된다.: 탈출할 경우 십중팔구 얼어 죽거나 까치나 맹금류, 고양이 등 천적에게 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앵무새가 윙컷을 하지 않았으면 더욱 안 되는 행동이며 만약 윙컷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해야 하는 행동입니다.
3. 주방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한다.: 날 수 있는 새의 특성상 주인에게 가까이 오다가 혹은 음식에 호기심을 가지고 갔다가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불을 사용할 때 잠시 새장에 두는 것입니다.
4. 앵무새를 데리고 산책을 나갈 때 주의해야 한다.: 부메랑이 가능할 경우엔 날아가도 크게 걱정이 안 되지만 부메랑이 불가능한데 윙컷도 되어 있지 않으면 앵무새가 날아갔을 때 못 찾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므로 앵무새를 산책시켜 주는 것은 문제가 없고 오히려 권장되는 사항이나 안전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앵무새는 주인이 날리지 않아도 스스로 날아갈 수도 있으니 외출 시 꼭 하네스를 착용하거나 이동장을 가지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끔 대형 앵무새들은 부메랑 훈련이 잘 되어있고 유대감이 잘 형성된 경우 프리 플라이트(free flight)라는 자유 비행 훈련을 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며칠간 훈련시킨다고 가능한 것이 절대 아니며 아주 많은 훈련을 거듭한 후 가능한 것이므로 함부로 쉽게 판단하여 따라 하거나 멋있다고 날리면 절대 안 됩니다.
5. 앵무새를 자주 혼자 두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앵무새는 지능과 감성이 높기 때문에 오랜 시간 방치할 경우 깃털을 뽑거나 날개뼈를 부러뜨리는 등의 자해를 합니다. 만약 자신이 앵무새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없거나 작은 케이지에 길러야 하거나 장시간 방치하게 될 것이라면 앵무새를 기르는 것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6. 사랑으로 앵무새를 키워야 한다.: 앵무새를 사랑으로 키워주어야 합니다. 앵무새는 지능이 높은 똑똑한 동물이며 사람과 교감하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다섯 번째는 위험 요소입니다. 앵무새를 키울 때는 여러 가지의 위험 요소가 있습니다.
1. 코팅팬, 헤어드라이어: 프라이팬은 음식물이 달라붙지 않도록 테플론(Teflon)으로 코팅되어 있습니다. 몇몇 헤어드라이기도 이 물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물질은 높은 온도로 가열되면 분해되며 유해 물질을 내뿜는데, 사람에게도 좋지 않지만 앵무새가 이것에 노출된다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갑작스럽게 낙조 합니다. 세라믹 팬이나 스테인리스 팬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2. 화학적 향이 나는 것(향초, 페인트, 페인트 용제, 향, 담배, 공기청정제, 알코올 티슈, 향수 등): 절대 앵무새 옆에서 향이 나는 물건을 쓰면 안 됩니다. 염색을 했다면 당분간 앵무새가 머리카락을 만지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불가피하게 소독 약품을 사용해야 하거나 집에 페인트 칠을 해야 하는 경우 앵무새를 다른 방에 두고 문 아래를 젖은 수건으로 막아야 합니다. 또한 앵무새 관련 용품은 절대 알코올로 소독하면 안 됩니다.
3. 열린 변기, 물이 채워져 있는 컵이나 설거지: 특히 소형종이 물컵에서 자주 익사합니다. 앵무새를 자주 풀어놓는 집이라면 변기 뚜껑과 화장실 문을 닫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앵무새를 풀어놓은 상태라면 꼭 근처의 물컵을 반드시 비우고 변기는 닫아놓는 것이 좋습니다.
4. 일부 앵무새용 장난감(털실로 만들어진 장나감, 구멍 뚫린 방울 등): 실/털실을 땋아서 만든 밧줄이나 솜이 들어 있는 장난감은 앵무새에게 주면 안 됩니다. 입질하면서 자연스럽게 실/솜을 먹게 되는데 이를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구멍이 뚫린 방울 역시 좋지 않습니다. 방울에 뚫려있는 구멍에 앵무새의 부리나 발가락이 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5. 머리카락, 실: 바닥에 긴 머리카락이 쌓여 있으면 앵무새가 걸으면서 발가락 등에 머리카락이 엉킬 수 있습니다. 바닥을 청결하게 하고 앵무새가 엉킬만한 것은 없애야 합니다. 머리카락이 엉키면 발가락의 혈액순환을 방해하는데 이것이 진행되면 피부조직이 괴사 할 수도 있습니다.
6. 일부 식물: 화초로 흔히 기르는 히아신스, 토마토 잎과 줄기(토마토의 열매 자체는 괜찮습니다.), 콩과 식물, 아이비 등은 앵무새에게 독성이 있어서 위험합니다. 이 외에도 위험할 수 있는 식물이 굉장히 많으므로 식물을 기르고 있다면 일단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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